즐거운 교육2011/11/01 12:00
media.daum.net
‎[중앙일보 윤석만]24일 서울 강남의 일반계 A고 1학년 사회 시간. 30여 명의 학생 중 절반가량이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다. 수업에 열중인 학생은 7~8명에 불과했다. 창가에 앉은 한 학생은 만화책을 읽고 있었다. 맨 뒷줄의 또 다른 학생은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봤다

고교생, 그리고 고교 졸업생이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을 기사화한 보도.

서울시내 자율고를 포함하여 각 지방에 있는 학교들의 상당부분이 국, 영, 수 중심의 수업으로 몰려있다. 이유는 자명하다. 수능에서 국, 영, 수의 비중이 높고, 국, 영, 수 교사의 비중 역시 높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그 외의 과목 중 수능에 나오지 않거나 내신 반영이 되지 않는 과목이라면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수업에 열중하지 않는 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접근해보면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이 수월성교육, 대학진학형 교육 중심으로 이뤄져 있는데 원인이 있다. 이 때문에 상당부분 특목고나 자율고, 인문계고교 중심으로 가는 경우가 많고, 마이스터고라든지 특성화(전문계, 실업계)고교에 진학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많다.

해당 뉴스의 댓글에서 가면야옹이님은 이런 댓글을 남겼다.
"초중고는 대학을 가기위한 곳이고 대학은 취직준비 하는 곳으로 만든 게 누굴까?
대학에서 원하는 게 인성을 가진 학생일까 그저 성적 높은 학생일까?
이런 문제를 만든게 누군지 스스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사회가 대학을 나와줘야 괜찮은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는 구조로 점점 가다보니 그 쪽으로 쏠림현상이 이뤄지고, 아무래도 똘똘하고 성실한 사람을 찾는 기준으로 내신, 수능 등으로 평가를 하다보니 어떻게든 점수 올리기에 집중하는 모습이 우리네의 모습이다.

비단 기사에 나오는 일반계 A고 뿐 아니라 초, 중, 고교 그리고 대학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대학에서는 학점따기 쉬운 과목 중심으로 수강하는 경우가 많고, 좀 배우다 학점이 잘 나오지 않을 것 같으면 지레 포기하고 계절학기로 메우기도 한다. 학점 관리 외에도 유명 대기업에서 영어 말하기, 토익, 해외연수, 봉사활동, 대외활동, 인턴, 공모전 등의 요소를 보다보니 너도 나도 해당 요소의 성적을 올리고 성과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내면을 좀 더 살펴보면 기사에 나오는 고교의 현실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이를 해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대학진학형교육에 너무 함몰되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다소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데, 그 대안 중 하나라면 마이스터고, 특성화(전문계)고교생들이 고교 졸업 후에 괜찮은 일자리로 갈 수 있는 통로를 일정 부분 확보하는데 있을 것이다. 현 상황에서 "취업"은 생존의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고, 자립과도 연관성이 있다.

최근에 대우해양조선에서 고졸 관리직을 모집하니 내신이 좋은 학생을 포함하여 500여명이 몰렸다고 한다. 당장 대학에 가지 않더라도 괜찮은 일자리가 있다면 취업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존재함을 증명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인력의 쏠림 현상을 완화하면 대입에도 일정부분 완화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사교육 과열도 조금은 완화시킬 수 있다.

사회적 인식도 바꿔야 할 부분이다. 무조건 "대학 나와야 좋은 직장에 간다"란 생각에서 조금은 벗어나 자녀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며, 진로에 있어서도 다양하게 탐구하고 살펴볼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마련해야 현재와 같은 인력수급불일치가 조금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사회적 합의와 정책, 제도 등 다방면에서 개선해야할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하나만 바뀐다고 해서 나아진다는 보장은 생기진 않는다. 다만 우리의 교육, 취업, 복지 등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개선하려는 노력과 경주가 이뤄진다면 지금 보고 있는 기사가 "그땐 그랬지"라는 추억거리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이 글은 지난 10월 25일에 제 페이스북 담벼락에 올린 글을 옮긴 글임을 밝힙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fulldream
즐거운 교육2011/10/11 13:56
청소년 흡연문제, 임신문제는 이야기가 많은데 왜 청소년 야자문제는 말하지 않는걸까?
(트위터 Solkr 님의 질문글 인용)

우리나라에서 공부와 관련된 이슈는 부모와 사회에선 암묵적인 성역의 대상이다.
아무리 늦게 자더라도 공부한다면 좋아라 하는 게 현실이다.

청소년의 야자문제가 논의 대상에서 등장조차 못하는 건 분명하다.
어떻게든 공부를 시켜서 좋은 대학/학과에 보내야 한다는 부모의 생각과
상급 학교에 잘 보내서 명성을 쌓으려는 학교,
청소년의 건강보단 국가 경쟁력에 매달리는 정부가 만나 이 틀이 유지되고 있다.

야자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지 못하는 건,
그걸 안 하면 사교육이 남은 시간대를 파고들어서 수많은 학부모에게
사교육 고통을 줄 수 있다는 논리가 나름 통하기 때문이다.
야자로 학생들을 밤시간까지 잡아주면서 사교육경감과 돌봄기능까지 담당하는 셈이다.
(고교생 자녀를 둔 일부 부모는 밤 10시까지만 하는지라
야자 시간을 더 늘려줄 수 없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참고로 서울 강남의 일부 학교에선 여러 부모들의 사교육땜시 야자를 실시하지 않는 곳도 있다고 한다.
야자를 하든 안 하든 아이들을 "무한 학습"의 터로 내몰면 스트레스를 받는 건 당연지사다.
입시위주의 교육 영향이 있다곤 하지만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재미있게 살펴볼 점은 고교때의 야자가 직장에서의 야근과 묘하게 매치가 된다는 점이다.
둘 다 하고 싶지 않은데 별 수 없이 해야 하고, 늦게 가는 만큼 파김치가 되는 것 역시 유사하다.
물론 그걸 한다고 해서 효율성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대입과 대입(상급학교)을 위한 학습을 위한 공부에 집중하는지라
학교에 있는 시간대 외에 세상에 대한 관심을 보일 여유도 없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데 제약을 받는다는 데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볼 때 공부 외에는 쓸데없는 짓으로 보는 시선이 여전하기 때문에
청소년 시기에 필요한 경험을 놓치기도 하고, 생각할 여유, 쉼의 지혜를 놓치고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삶의 가치관에 대해 생각해볼 때이다.
무엇 때문에 공부하고, 무엇 때문에 하루 하루 살아가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부모와 자녀간에 대화가운데 이뤄질 필요가 있다.
삶에 대한 지표를 찾아가는 과정이 있어야 공부도 공부답게 할 수 있고,
한정된 시간 가운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여지도 생긴다.

생각할 여유부터 마련해보고 대화를 나눠보자. 쉼, 놀이에 대해서 다시금 돌이켜보자.
사람은 일하는 기계가 아니다.
쉼과 놀이를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고, 에너지를 동력삼아 일을 할 수 있는 게 사람이다.

※ 이 글은 지난 2011년 8월 18일에 트위터에 직접 남긴 글을 보완하여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옮긴 글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fulldream